문득,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은 날이 있죠. 사람들의 목소리, 핸드폰 알림음,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세상이 괜히 숨 막히게 느껴지는 날.그런 날이면 난, 조용히 고촌문고로 향해요. 커다란 간판도, 화려한 인테리어도 없지만 문을 여는 순간 마음이 조용히 내려앉는 그런 곳.종이 냄새가 은은하게 퍼지고 책장 너머로 들리는 트랜디한 음악, 그 안에서 나는 비로소 ‘나’로 돌아갑니다.책이 먼저 말을 걸어오는 순간책을 고르겠다고 마음먹고 들어갔지만, 사실은 마음이 먼저 끌리는 책이 있어요. 표지가 유난히 눈에 들어오거나, 제목 한 줄에 괜히 가슴이 쿡 찔리는 그런 책이요.“이 책, 나한테 왜 이렇게 말을 걸지?” 그런 순간이 오면 망설이지 않아요. 한 페이지, 두 페이지 넘기다 보면 그 안에 숨어 있던 내 감정이..